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檸檬
도쿄 도내에서 특별한 계획 없이 일주일 휴가 보내기 - 전시회編 본문
요즘 도쿄는 시원합니다.
아직 30도 안넘어가고 흐린 날이 많거든요. 바람도 잘 불고요.
대신 습도가 60% 정도에 건물이 다 낮아 낮에는 그늘이 만들어지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에 밖에서 걷고 있으면 땀은 또 뻘뻘 흐릅니다.
어쨌든 저희 집은 해가 잘 안드는데(겨울에는 앞마당에 있는 나무에 잎이 다 떨어져 있어서 해가 좀 들었는데 지금은 파릇파릇해서 해가 하나도 안들어 옵니다) 바람은 잘 불어서 불 켜느라 전기세는 나가도 에어콘 트는 전기세는 잘 안 나가요.
비 오고 습도 높으면 문 닫고 제습하고 있고요, 평소에는 창문 열어놓고 시원하게 지낸답니다.
하지만 다음에 이사간다면 해 잘드는 곳에 가렵니다..!
전편보기 ▷ 도쿄 도내에서 특별한 계획 없이 일주일 휴가 보내기 - 프라모델編
2-1. 'Ryan Gander가 고르는 소장품展' @ 도쿄 오페라시티 아트 갤러리
마지막으로 미술전을 본 것이 작년 3월이더라고요..!
전편보기 ▷ 세타가야 탐방 일지1 - [도쿄농대 食과 農 박물관, 세타가야 미술관 '무라이 마사나리 - 장난기 가득한 작업실']
그래서 이번 휴가 때는 어차피 어디 놀러갈 계획도 없었고 하니 새로운 미술관에 가서 전시회를 보고 싶었습니다.
구글에서 미술관이라고 치니 별로 재밌어보이는 전시회는 하지 않고 있는 것 같길래 아트갤러리를 검색해봤더니 도쿄 오페라하우스 아트갤러리가 나오더라고요.
東京オペラシティーアートギャラリー → https://www.operacity.jp/ag/
이 곳은 상설전시는 안하는 것 같고 기획전과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오다큐선을 타면 各駅停車(카쿠에키테이샤; 각역정차)로 参宮橋(산구-바시)에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돼요. 케이오선 타면 바로 앞에 있는 初台에서 내리면 바로고요.
아트갤러리는 3층에 있습니다.
입장료는 일반 1,000엔 이었고 손 소독하는 것만 있었습니다. 내고 윗층부터 가라길래 올라갔어요.
본 전시는 아래층(티켓 산 층)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전시실에서 카메라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들어가면 오른쪽 벽에 작품이 이름도 작가 이름도 없이 걸려 있는데 왼쪽 벽에 그림이 걸린 것 처럼 마스킹 테이프 같은 것으로 똑같이 자리를 구분지어놓고 거기에 이름을 붙여놨더라고요.
어떤 아주머니는 그림이 아니라 작가 이름과 작품 이름이 적현 명패만 찍으셨어요.
같은 형식의 전시가 방 2~3개에 나누어져 있었고 방을 나가자 복도에 '프로젝트 N 82' 그림들이 걸려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그라데이션 작품처럼 보이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래처럼 수많은 동그라미가 같은 크기 같은 간격으로 그려져 있고 그것으로 색 명도 채도 등을 조절하고 있는 신기한 작품이었어요.
이 곳을 지나가면 아까 올라왔던 계단이 나오니 다시 내려가서 본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참, 다른 전시에 관한 포스터도 엄청 놓여져 있었는데 'まちのあちこちでアートに出会う58日間 東京ビエンナーレ2020/2021'라는 비엔날레도 한다데요? 프리패스 입장권은 일반 2,000엔이래요.
본전시장 입구에 가니 손전등이 놓여져 있더라고요.
참고로 이번 전시회 부제로 적혀 있는 것이 'All our stories are incomplete...'와 'Colours of the imagination' 이었어요.
어떤 전시일 것 같으세요?
바로 어두운 곳에 걸려 있는 그림의 색을 상상하다가 손전등으로 빛을 비춰 원래 색을 감상하는 그런 전시였더라고요! 이게 빛이 없을 때와 있을 때가 별로 차이 없을 것도 같지만 아니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현재 web화면에서만 보입니다. 나중에 시간나면 수정할 생각이에요)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위 그림도 아래 그림도 다 엄청 반짝였는데 그 영롱함이 손전등을 비춰야만 딱 나타나서 정말 아름다웠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아름다웠던 것은 아래 그림이에요!
서양인에게 이레즈미를 그려놓은 것 만으로도 이국적인데 금색 구름과 파란 하늘, 이레즈미 속 꽃이 엄청 화려한데도 조화가 되는게 넋을 놓고 보게 되더라고요.
이러다 돈 있는 사람들은 그림을 사는구나 싶었고요..ㅋㅋㅋㅋ
다 보고 나와서는 손전등을 아까 그 자리에 놔두는 것이 아니라 입장권 사는 곳에 돌려줘야 해요.
아마 소독해야되서 그런 것이겠지요.
같은 층에 기념품점이 있는데 미술 관련 책은 많아도 기획전 관련 굿즈는 없어서 별 소득 없이 나왔습니다.
좀 아쉽네요.
2-2.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展' @ 세타가야문학관
하루는 비가 와서 집에만 콕 박혀있을까 하다가 역시 나가고 싶어서 찾아보니 18시까지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뚜벅이 + 지하철로 30분 안에 갈 수 있고요.
케이오선 타시는 분들은 芦花公園(로카코-엔)역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世田谷文学館 → https://www.setabun.or.jp/
제가 도착한 것은 17시였는데 기념품점은 17:30면 닫는다고 먼저 가라더군요.
기념품점에는 기획전하는 전시 관련 굿즈가 많아서 자석 두 개를 사고 文芸せたがや(분게-세타가야)라는 문학상?을 주는 대회가 있어서 수상작이 실려있는 책이 600엔 하길래 그것도 사 봤어요.
하이쿠부터 소설까지 다 실려있더라고요. 평까지 같이요.
전시회는 18:00까지 볼 수 있었지만요.
입장권 사기 전에 본인 연락처 등을 적어야 했고 열도 재고 손 소독도 해야 했어요.
기획전으로 安西水丸(안자이 미즈마루)라는 일러스트레이터 분 전시회를 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돌아가신 분이지만 생전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소설 삽화를 그리거나 만화, 광고, 소설 등 여러가지를 하신 분이더라고요.
입장료는 일반 900엔이었지만 오다큐 포인트카드를 갖고 있으면 할인 받아서 저는 720엔만 내고 보고 왔어요.
이 곳도 프레쉬 없는 촬영은 OK였습니다.
입구에 보면 매력적인 그림이란 본인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어야 한다는 글이 적혀있어요.
이 말마따라 이 분 그림은 상당히 개성적인데 어떤 그림은 초등학생 그림 같으면서도 어떤 그림은 개성적인 그림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소설 원고도 붙어 있고.
그쵸 굉장히 개성적이죠?
근데 전 또 이런 힘 빠진듯 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림을 좋아해서요.
이게 그냥 색칠한 것 처럼 보여도 셀로판지도 색을 더해가는 방식으로 그린거거든요.
예를 들어 미츠코시 광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토요타 광고도 마찬가지.
셀로판지가 투명 비닐 위에 덧대어져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색 없는 만화나 신문 논평 등의 원고도 있었어요.
나중에 복사하면 되니까 수정은 덧붙여서 했더라고요. 대사는 따로 깔끔하게 프린트해서 붙이고요.
광고 표지나 책 표지 등도 맡았는데 제가 이 블로그 이름을 檸檬이라고 짓게 된 카지이 모토지로의 소설도 그렸더라고요.
책 표지 같은 경우에는 표지 그림보다 소설 내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심플하게 그렸다고 해요.
잡지 표지나 신문 일러스트는 이런 느낌으로 좀 더 깔끔했습니다.
나오는 길에 보니 여러 곳에 안자이씨가 숨어 있었는데 알았었냐고ㅋㅋ
안그래도 작게 작게 숨어 있다 했는데.
아래 층에는 동화책도 크게 프린트 되어 걸어져 있었습니다.
++
돌아올 때는 한시간 정도 걸어왔어요.
오는 길에 커다란 공원이 있었는데 좋더라고요.
역 이름이 芦花公園(로카공원)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蘆花恒春園(로카코슌엔)이라고 번체자로 쓰고 있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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