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xx가 길어져서 귀국을 못하니 일본 미용실과 치과에 도전

여전히 재택근무 중이고 아직도 귀국을 못했습니다ㅎㅎ
그래도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 친구 집에는 놀러가거나 (물론 5명 미만) 공원에 놀러가거나 (마스크 벗지 않음) 합니다.




제가 머리를 기르다 기르다 올 연시에 못 참고 일본 미용실에 가 봤어요.
원래는 한국에 반년에 한 번은 귀국하니까 오래 머리 안 만져봐야 일년 이랬는데 설마 코로나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모르고 '한국 가서 잘라야징' 하던 저는 머리카락 지옥에 빠지게 됩니다..
긴 머리는 이게 바닥에 빠져있어도 잘 보이고 다른 머리카락이랑도 잘 엉키니까 걔네가 먼지도 쓸고 댕기고.
이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머리 감는데 40분 말리는데 40분이라는 거에요. 그리고 머리도 무겁고 점점 해그리드 되는 것 같고ㅋㅋㅋ

어쨌든! 그래서 동네 미용실을 하나 잘 골라서 다녀보자 싶어서 찾아봤습니다.
근데 일본 커트 가격이 참 셌어요. 나라 때도 알고는 있었지만 기본 4500엔~ 이거든요.
그래도 오래 안가기도 했고 그래서 염색도 새로 하고 싶었고.

원래 제 머리가 어땠냐 하면 살짝 그라데이션을 넣어가지고 아래만 탈색하고 위에는 그냥 길러서 검정이고 그런 긴 머리였어요.
이걸 또 긴 머리 비용이라고 추가 요금도 내야 되더라고요?ㅋㅋㅋㅋ

그렇다고 뭐 제가 자르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낸다 치고 탈색이랑 염색 비용 해가지고 HotPepper (일본 예약, 쿠폰 사이트) 에서 2만엔 아래로 찾고 인스타 뒤지고 해서 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신규 고객이 되면 20%인가 30% 할인해 준다고 해가지고 1만 7천엔 (커트 + 긴머리 비용 + 탈색 + 칼라 + 샴푸, 앞머리는 비용 추가) 정도로 합의 봤어요. 인스타 DM으로 연락했거든요.
근데 저는 여기서 잘못 생각했던게 보통 한국에서 비용 어느 정도 나올거에요 해도 탈색 한 번으로 색 안빠지면 두번 정도는 해 주고 마지막에 이러저러해서 요금이 이렇게 됐어요 하지 않나요?
이걸 일본에서는 가격 이미 맞췄다고 색도 다 안빠졌는뎈ㅋㅋㅋㅋㅋㅋ 그냥 염색약 발라가지고 담 달에 또 오라면서도 색 안빠져서 너무 안타깝다곸ㅋㅋㅋㅋ
저는 제 머리 탈색 2번은 해야 색 나올 정도로 빠지는 거 알고 있긴 했는데 그냥 추가 요금 청구하겠지 뭐 이러고 갔다가 읭?? 해가지곸ㅋㅋ 밝은 갈색이 되어 왔습니다.

사실 애쉬 핑크 같은거 하고 싶었는데 그 색은 안나왔고.. 안나왔지만 나름 부드러운 갈색은 잘 나오기도 했고 머리결도 별로 안상해서 만족은 했습니다ㅋㅋㅋ
신기한게요 일본이 도쿄만 그런진 모르겠는데 요즘 그 왁스같은거 많이 발라가지고 머리 엄청 떡진 것 처럼 세팅하는게 여자 헤어스타일로 유행중이거든요? 그래서 제 머리돜ㅋㅋㅋㅋㅋㅋ엄청 떡져서 나왔어요.
그래도 웨이브도 잘 주고 해서 신기한 경험이었답니다!

요즘엔 머리가 좀 더 길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아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지망생에 더 가까운?) 분이 본인 포트폴리오 작성해야 한다고 머리 모델이 되어주지 않겠냐 해서 일본 미용실에서 셋업? 하는거 그 왜 결혼식 머리 졸업식 머리 캬바쿠라 머리 이런거 있잖아요? 그거 했어요.
진짜 신기한 경험 많이 해 봅니다!

이게 전체 셋업. 일본어로는 セットアップ (셋또 압뿌) 라고 하는 머리입니다.

아래가 이제 반만 올린 건데 일본어로는 ハーフアップ (하-후 압뿌) 라고 해요.
개인적으로는 반만 올리는게 좋았어요. 전체 다 올리는 건.. 뭔가 결혼식장 어머님들 머리 같지 않나요?ㅋㅋ

그래도 제 머리가 밝은 갈색이 잘 섞여서 이쁘지 않나요? 헿

물론 머리 다 푸니까 하도 웨이브 넣고 해가지고 산발이 되어서 바로 머리 감았지만요ㅋㅋ
아이롱은 사 볼까봐요.

아 그리고 일본 미용실도 음료수 주더라고요! 여기도 아이스티 받았어요ㅋㅋ 저 매번 미용실 가면 립톤 복숭아 아이스티 마셨는데.
요즘 코로나라고 각 자리마다 비닐? 같은 칸막이도 하고.
다른 점이라고 하면 샴푸 할 때 머리 마사지 해주는 거? 한국은 뭔가 지압 해주듯이 시원하게 해줘서 저는 그거 좋아하거든요? 근데 여긴 엄청 부드럽고 약하게 해주더라고요.
사실 성에 차진 않았는데 머리 잘라주시는 원장 언니가 저거 느낌 좋지 않냐며 막 신나서 물어보길래 그렇다 했어요. 미안해요 원장님 사실 아니었어요.. ㅋㅋㅋㅋㅋ




연시 지나고 연초에 건강검진을 하고 나서 아무도 뭐라고 안했지만 갑자기 '나 이대로 치과에 안가도 되나??' 싶은거에요.
이빨이 시리지도 않고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게 썩은 이빨도 없었지만 치과 안간지도 1년이 넘었고 원래 스케일링도 1년에 한번은 와서 받으라 했었는데.. 어쩌지.. 하면서 갑자기 해야될 것만 같더라고요.

이제 집 근처 왔다갔다 하면서 눈에 띄는 치과는 몇 군데 있었어요. 사실 일본이 치과가 넘쳐나요. 거의 뭐 강남가서 성형외과 줄줄이 있는거 보는 기분.
나라에서 돌팔이여도 돈 많이 받고 이러는거 많이 봐가지고 어쨌든 리뷰 보고 가야지! 이러고 구글 평점 4점인가 5점인가 하는 곳을 찾아 갔습니다. 게다가 딱 저희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첫날 딱 갔는데 아마 모든 일본 치과가 그런건 아닐 수도 있는데 무슨 2000년대 컴퓨터랑 모니터 있는 곳에 앉히고서는 왜 이빨이 썩고 침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쩌고 얘기하는 영상을 틀어주더니 보랍디다.
보다가 이걸 왜 내가 성실하게 다 보고 있어야 할까 싶어서 중간에 눈치보고 앞으로 넘기고 그랬어요ㅋㅋㅋ

그러나 이름이 호명되고 방?에 들어가서 의사 샘이 먼저 왜 왔는지 얘기하다가 x레이 찍자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통 그 턱 괴가지고 한 번 찍는거 생각하고 영사실? 들어가니까 입 안엨ㅋㅋㅋㅋㅋ 작은 사각형 필름을 꽂은 무언가를 제 입으로 넣고 찍고 빼서 새거 넣고 찍고를 한 10번 반복했답니닼ㅋㅋㅋㅋ 중간부터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이럼섴ㅋㅋㅋㅋ

인디케이터라는 필름 꽂아서 입에 넣는 기구

그렇게 찍은 사진?을 가지고 다시 방?에 들어가서 보는뎈ㅋㅋㅋㅋㅋㅋㅋ 벽에 걸린 모니터로 보이는게 윈도우7인거에요!
세상에 얼마만이야! 이러면섴ㅋㅋㅋㅋㅋ 속으로 어머머 어머머 하면서 보는데 그 10번 찍은 이빨이 어떻게 되어있냐 하면 이게 제 사진은 아니고 구글에서 가져온건데

이렇게 되어 있는걸 윈도우7에 창 열어놓고 모든 이빨 하나 하나 짚어주면서 썩었다 아니다 얘기해주는거에요.
진짜 친절하다 싶었습니다. 동시에 참 아날로그다 싶기도 하고 일본 스럽다 싶기도 하고ㅋㅋㅋㅋ

이 얘기가 끝나니까 다시 나가서 대기하라 하고 이번엔 치위생사분께 불려가지고 다른 방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다니던 치과는 그 의자가 참 현대적이고 거기에 기구 꽂는 것도 붙어있고 막 그랬는데 여기는 그냥 의자가 리클라이너 기능 밖에 없어가지곸ㅋㅋㅋㅋ 원래 다 이러나?? 싶고.

그 상태로 바로 스케일링이나 이런걸 시작하는게 아니라 무슨 타액검사 건강보험 적용 안되는거 한다고(물어보긴 했음) 하고 이빨이 왜 썩는지에 대한 얘기만 하다가 가라 하더라고요ㅋㅋㅋㅋ
식생활 2일치랑 칫솔, 치약 브랜드 적어오라고 숙제도 내주고ㅋㅋㅋㅋ 정말 신기한 것 투성이.

그렇게 다음에 가니까 이번엔 아랫니 닦는 법 강의해주곸ㅋㅋㅋㅋㅋ 칫솔 가져오라 했거든요.
그러고 나서야 치석제거 해줬는데 엄청 부드러운 솔로 해가지고 아무 느낌도 안났어요. 진짜 제거 되는건가??? 할 정도로.
그 다음에 잇몸 검사 한다고 무슨 바늘 같은 걸로 살짝 찔렀는데 그것도 별 느낌은 안 났고요.

세 번째 가니까 이번엔 윗니 닦는 법 강의해주곸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냐고욬ㅋㅋㅋㅋ
그러고서 저번에 가져왔던 식생활 적어온거에서 설탕이 어디 어디 들어가 있을 것 같냐며. 그래서 말하니까 되게 잘 안다고 또 일본인 특유의 그 띄워주는거 있잖아요? 헤에에에 소-데스! 요쿠 고존지데스네! 이런거..ㅋㅋㅋㅋ

그러면서 어떤 음료에 설탕이 얼마만큼 들어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그거 아세요? 하루에 설탕은 25g만 섭취해야 하는거래요.

이 뒤에 드디어 윗니 치석제거 해주고 일단 끝이 났습니다.
다음엔 7월에 오라네요. 뭐 한다고 말은 했는데 까먹었어요.
그리고 이런 검사 결과나 이런건 파일링 해가지고 뽑아줬는뎈ㅋㅋㅋㅋㅋㅋ 저 위에 x레이처럼 찍은 사진 말고도 입에 후레쉬 터트리면서 카메라 갖다 대고 찍은거 10장쯤 또 있거든요? 그거랑 제 얼굴이랑 같이 넣어줬어욬ㅋㅋㅋㅋㅋㅋㅋ 보자 마자 터짐.




이렇게 일본에 또 적응을 해 갑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