檸檬

세타가야 탐방일지 번외편3 - [사쿠라신마치, 메구로가와(메구로구), 키디랜드(시부야구)] + 오랜만에 맛있었던 탄탄멘(스러운 것) 본문

2020 - ???? 社会人/인도쿄

세타가야 탐방일지 번외편3 - [사쿠라신마치, 메구로가와(메구로구), 키디랜드(시부야구)] + 오랜만에 맛있었던 탄탄멘(스러운 것)

Jonchann 2021. 4. 30. 17:09

일본은 어제부터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봤자 다시 긴급사태선언 발령돼서 모든 가게는 20시면 문 닫아야 하고 되도록 도쿄 밖으로 가거나 외부에서 도쿄로 오거나 (왔다 갔다 하는 건 강제는 아니고 요청) 하지 않아야 하니 일 하지 않는 것 정도가 일상과 다른 점이겠지만요.

 

요즈음 일본 상황을 좀 알려드리자면, 정부에서는 긴급사태선언이라느니 만연방지경보라느니 대단한 조치를 취하는 듯이 행동하지만 사실 오히려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되지 않은 때가 더 적고 오래돼서 다들 신경도 안쓰게 된 것 같아요.

슈퍼 가려고 역 근처에 가거나 상점가 지나가면 20시 되기 전엔 사람들 엄청 바글바글하다가 20시 되고 가게문 닫는 것과 동시에 캔맥주 사서 길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술판 벌리고 그러더라고요.

산책 삼아 시모키타자와까지 슬슬 걸어갔는데 사람 엄청 많아서 깜짝 놀라고.

 

 

3월, 4월에 꽃 놀이까진 아니고 벚꽃 보고 싶어서 여기 저기 걸어다녀서 소개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세타가야 바로 옆에 메구로구(저희 집에서 걸어서 한시간~한시간 반 정도 거리)와 시부야구(저희 집에서 버스타고 한방)가 있는데 세타가야구와 엄청 가깝기도 해서 번외편으로 뽑아봤어요.

 

 

 

 

 

[사쿠라신마치]

 

사쿠라신마치에 桜神宮(사쿠라진구-)라는 신사가 있어서 가 봤습니다.

일부러 사람 없을 때 돌아다니고 싶어서 3월 초 월요일에 회사 쉬고 슬슬 걸어갔어요. 굳이 쉬고 간 이유는 저 때가 딱 벚꽃 예쁘게 폈다! 싶을 때였는데 페이스북 그룹에(탐방일지에서 등장하는 세타가야 정보 그룹) 엄청 사진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저기가 지금 시기에 사람 많이 오는 관광지구나 싶어서 주말을 피하고 싶기도 했고 오랜만에 남들 일할 때 쉬고 싶기도 했고.

실제로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 월요일 낮이라 사람 없어서 엄청 쾌적하게 벚꽃구경하다 왔답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왠지 아련하고 분위기 있지 않나요?

오랜만에 신사에 간 김에 오미쿠지를 뽑으려 했는데 깜빡하고 현금을 가져가지 않아서 신사에서 한 5분쯤 걸으면 있는 사쿠라신마치역 ATM에서 현금 뽑아서 편의점에서 동전으로 깨고 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뽑은 것이 소길!... 말길도 흉도 아닌데 다 안된다고 적혀있어서 돈 뽑으러 왔다 갔다한 제 노력이 물거품같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하핳.

 

 

사쿠라신마치까지 간 김에 사자에상 거리를 좀 걸어봤어요.

사자에상(サザエさん)이란 50년 정도 된 일본 일상 만화에요. 거의 뭐 국민만화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일본인들 중에는 사자에상을 모르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제가 느끼기에는 우리나라에서 둘리 모르는 사람 없는 것 같은 그런 존재에요.

인기 많은 일본 만화는 한번은 거친다는 실사화까지 된 작품입니다.

 

특이한 점은 주인공 가족 이름이 다 해산물이라는거에요.

(사자에: 소라, 후구: 복어, 카츠오: 가다랑어, 와카메: 미역, 타라: 대구)

 

캐릭터 소개 → http://www.sazaesan.jp/charactors.html

 

 

제가 본 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엄청 유명하기도 하고 관광지기도 하니 걸어보기로 했더랬죠.

근데 왜 이 동네에 사자에상 거리가 있는가 하면, 사자에상 가족이 사는 집 주소가 東京都世田谷区桜新町あさひが丘3丁目 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역 근처 사자에상 거리 들어가기 직전에 설치되어있는 가족 동상
사자에상 거리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이라 하면 공공기물에 사자에상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 것 뿐이에요.

 

거리 제일 안쪽에 가면 미술관도 있긴 하지만 월요일은 휴관이더라고요..

 

 

 

 

 

[메구로가와]

 

메구로가와(目黒川)는 메구로 아오바다이(青葉台)부터 나카메구로까지 쭉 나있는(더 길겠지만) 강이에요.

여기가 벚꽃으로 유명하다길래 가서 슬슬 걸어봤습니다.

 

여긴 주말에 날 좋은 날에 갔다 왔는데 사람 엄청 많아서 마스크는 절대 벗으면 안되겠더라고요..

그건 그렇고 엄청 아름다웠어요!

 

쭉 걸어가면 나오는 메구로가와 팻말
왼쪽 사진에 나온 건물은 스타벅스인데 몇십명씩 줄 서 있었습니다.
시부야쪽으로 걸어가면 상점가 건물 같은게 나오는데 거기 2층에서 찍었어요. 의외로 아무도 올라가지 않더라고요.

 

참고로 요 근방에 있는 온다가와(恩田川)라는 곳도 벚꽃이 예쁘다네요!

 

다 걷고 사람 없어 보이는 길거리 가게 들어가서 배 좀 채우고 나와서 집 가려고 시부야역에 가니까 밤벚꽃이 참 예뻤습니다.

(신호등 건너기 전에 야간모드로 급히 찍느라 다 흔들렸죠ㅎ)

 

 

 

 

 

[키디랜드]

 

여기는 꽃 보러 간 건 아니고ㅋㅋㅋㅋ 오랜만에 시내에 나가고 싶어서 시부야에 갔다가 간 김에 키디랜드에 들렀어요.

주말에 갔는데 사람이 전처럼 많진 않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3층만 노리고 가서 사고 싶은 것만 사서 바로 나왔지요.

 

키디랜드가 이 블로그에서도 많이 적었지만 3층에 진열하는 굿즈 라인업이 확확 바뀌어요.

소녀만화로만 가득 차는 때가 있다 하면 소년 만화로 가득 차는 때가 있고 하거든요.

저는 드래곤볼이나 원피스 랜덤박스 같은거 팔면 사와야지 하고 갔던건데 이 날 딱 드래곤볼이 놓여져 있더라고요!

 

 

박스 사진 보면 좀 칙칙하게(그래도 이게 또 옛날 만화 보는 맛 아니겠습니까) 특히 18호 같은 경우에는 좀 카리스마 있으면서 사나운 눈빛이 멋있었는데 꺼내보니까 완전 파스텔톤에 귀여운거에요!!!

 

 

사실 랜덤박스는 아니고.. 뭐 들어있는지 대놓고 알려주고 있는 박스라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뭐가 나올지 모르는 재미에 랜덤박스를 사는 건데..) 딱 박스 뜯어서 꺼내자마자 와ㅠㅠ 진짜 잘 샀다 나자신..! 이랬어요ㅋㅋㅋㅋㅋ 다시 말하지만 색깔 영롱하고 입 없는 거 빼곤 진짜 넘나 귀여운겁니다ㅠㅠㅠ 브로리 슈퍼사이어인 되는 것도 살까말까 했는데 샀으면 그것도 만족했을 거 같아요ㅋㅋㅋ

 

박스 보면 DRAGONBALL ADVERGE 12 라고 되어있어서 검색해봤어요. 혹시 다른 시리즈 예쁘면 모아볼까 하고ㅎㅎ 참고로 이 시리즈는 반다이에서 만든겁니다.

가격도 소비세 붙어서 550엔이라 이정도면 싼 것 같기도 하고.

(이러나 저러나 돈 쓸 궁리 헿)

 

DRAGONBALL ADVERGE 전체 → https://www.bandai.co.jp/candy/brand/brand118/index.html

DRAGONBALL ADVERGE 12 → https://www.bandai.co.jp/candy/products/2020/4549660424970000.html

 

극초반(2016년) 라인업에 있는 18호 보면 입이 있는데 퀄이 살짝 떨어지네요. 사진을 잘못 찍은건가.

 

 

근데 일부러 사서 모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가장 최근 시리즈 손오공 머리 핑크 되는거 개인적으로 망작이라 모으기 싫음) 다음에 또 다른 시리즈와 우연히 만나면 사려구요ㅋㅋ

 

 

 

 

 

++

제가 탄탄멘을 진짜 좋아하는데 저희 동네 상점가 지하에 있는 탄탄멘집은 구글 평점도 4점이 넘고(개인적으로 구글 평점 4점 넘는 가게는 신뢰해도 된다고 봄) 했는데 화쟈오(중국 사천지방에서 많이 쓰는 혀가 얼얼해지는 산초)맛만 오지게 나고 맛이 無더라고요.

여기만 그런게 아니라 저희 회사 근처에서 팔던 탄탄멘도 화쟈오만 엄청 넣었지 無맛이라 진짜 짜증나고 그래서 일본이 탄탄멘을 잘 못 만드나 그러고 있었던 차에 아다치구 놀러갔다가 늦은 점심 먹으러 그냥 들어가 본 탄탄멘 집이 맛있어서 좀 적어보려고 합니다.

 

坦々麺RuPan → http://tantanmen-rupan.com/

 

제가 이 가게에서 탄탄멘을 먹은 건 아니고 뱡뱡멘이라는 요리를 먹었는데 면이 키시멘처럼 두껍고 시루나시(국물 없는) 탄탄멘 같은 양념이 되어있어서 비벼먹는 국수에요.

알아 보니까 글자가 어렵기로 유명하더라고요. 아래처럼 쓰고 끝에 麺(면)을 붙여서 뱡뱡멘이에요.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에서 먹는 요리라는데 그건 모르겠고 일단 이 가게 것은 맛있었습니다!

 

 

동쪽에 사는 친구가 막 짜지도 않고(일본 음식은 간이 짠게 많아서) 매운 맛만 나는 것도 아니고 재료본연의 맛이 잘 나는 탄탄멘집이 있다고 알려줘서 가 봤어요.

근데 또 다 먹고 나와서 검색해보니 구글 평점 4.2 였어요! 역시나 4점 넘는 집은 믿을만 하다니까요!

 

처음에는 탄탄멘을 먹으려고 들어간 것이였는데 저보고 처음 오냐고 묻더니 설명해줄테니까 거기서 기다리라더군요ㅋㅋㅋ

기다리라 한 건 셰프?였는데 주문 받는 언니가 달려오더니 이건 이런거고 저건 이런 맛이 나고 막 설명하고 갔어요. 솔직히 말도 빠르고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네네네만 한거랔ㅋㅋㅋ 잘 모르겠으니까 인기 No.2 라고 적혀있으면서 다른 곳에서 본 적 없는 이름인 면을 시켜보자! 해서 뱡뱡면을 시키게 된 것이랍니다.

 

코로나 아니라서 여럿이서 같이 갔거나 제가 위가 컸으면 카라아게나 덮밥 같은 것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욕심은 내봤자 음식이 남아서 버려지기만 하니까 참고 하나만 시켰습니다.

뱡뱡멘은 950엔인데 제가 만엔짜리 밖에 없어서(현금을 안쓰다 보니까) 다시 나가서 깨고 와야 하나 싶다가 점원 언니가 자리 세팅하길래 혹시 両替(료-가에; 환전).. 하니까 된다고 5000엔 + 1000엔 네 장해서 가져다 줬습니다.

 

가게에서 먹을 수 있는 시간은 20시까지인데 이 때 가게를 닫다보니 장사가 안되는지 요즘에는 20시부터 22시까지는 도시락 팔거나 포장 주문만 받거나 하더라고요. 일 19시 넘어서 끝나거나 하면 라스트오더가 보통 19시라 편의점이나 슈퍼 도시락 사거나, 직접 요리하지 않는 이상 밥 먹을 것이 없는데 이런 가게는 귀찮고 제가 못하는 음식 먹고 싶을 때 참 좋습니다.

 

코로나 대책을 위해 마스크랑 손소독제 잘 뿌려달라는 안내판. 점원분도 셰프분도 마스크 잘 쓰시고 좋더라고요.

 

 

이 집 대표메뉴에 대한 상세설명인데 간단히 해석해 놓자면

 

  • 탄탄멘: 깨맛 탄탄멘. 애들이 먹을 수 있는 매움.
  • 향라탄탄멘: 생강맛 탄탄멘. 끝 맛이 얼얼한 매움이지만 맵기를 약/중/강 에서 고를 수 있음.
  • 마라탄탄멘' 화쟈오맛 탄탄멘. 얘도 맵기 고를 수 있음.
  • 시루나시탄탄멘: 국물 없는 깨맛 탄탄멘. 고기 맛, 맵기, 면 온도 고를 수 있음.
  • 쇼-유라-멘: 간장맛 라멘.
  • 완탕멘: 만두탕 라멘.
  • 뱡뱡멘: 쫄깃한 면에 야채 잔뜩에 수제 마라소스에 버무려 먹는 면요리. 고기맛, 맵기, 면 온도 고를 수 있음.

 

인데 원래 뱡뱡멘이 화쟈오 맛이 나는건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제가 고기 맛을 산초로 골라서 그런걸 수도 있겠어요. 맵기는 중으로 했는데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맵다고 하는게 약인데 괜찮냐 하더라고요.

면 온도는 뭐가 제일 잘 나가냐 하니까 차가운 면은 쫄깃하고 뜨거운 면은 부드럽다길래 제가 또 씹는 맛 있는 두꺼운 면 진짜 좋아해서 고민 없이 찬거 달라고 했습니다. 

 

 

쨘! 그래서 나온 것이 이 면이에요.

아 그러고보니까 야채도 오이랑 청경채 중에 고르래서 오이를 먹지 않는 저는 청경채를 골랐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푸른 이파리는 水菜(미즈나)라는 쐐기풀이에요. 청경채는 뿌리랑 이파리를 살짝 썰어 넣어주고 숙주도 잔뜩 넣어줬어요.

처음에 나왔을 때는 안 어울리게 왠 방울토마토? 이랬는데 반쯤 먹고 혀가 살짝 화쟈오 때문에 얼얼할 때 먹으니까 그렇게 달고 부드럽고 그렇더라고요ㅋㅋㅋㅋ 셰프님은 다 계획이 있었어..ㅋㅋㅋㅋ

 

자리 앞에 붙어있는 글 보니까 화학조미료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어요.

진짜 신기한게 간이 센데 삼삼한거에욬ㅋㅋㅋㅋ 이게 모순되는 것 같으면서도 진짜 그래서 신기해요. 여튼 짜지 않고 맛있었어요.

고기도 하나도 누린내 안나면서 고기향 나고 야채도 싱싱하고 면도 간이 다 베어있고 다른 탄탄멘집과 다르게 맛이 有었습니다.

 

 

그리고 반쯤 먹고 나서는 라드랑 파로 낸 기름이 있으니까 섞어서 먹으면 또 맛이 바뀐다길래 조미료 있는 것들 중에서 일단 식초?라 생각되는 걸 뿌렸는데.. 와 마제소바에 딱 그 향 나는 조미 식초? 그런거 넣은 것 같이 맛이 확 바뀌는데 이게 또 맛을 풍부하게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라드 스러운 걸 덜어서 넣어봤는데 맛이 확 부드러워졌어요.

 

 

솔직히 가게 알려준 친구는 본인 입맛에는 안 맞는다고 해서 살짝 걱정하긴 했지만 제 입맛에는 맞아서 진짜 기분 좋았습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맛 외에 진짜 좋았던 것이 셰프 아저씨가 제가 처음 맛 딱 보는 거 보고서는 맵기 어떻냐고 너무 맵진 않냐고 입에 잘 맞냐고 물어보시길래 맛있다고 하니까 영광이라고ㅋㅋㅋ

그리고 거의 다 먹을 때 되니까 보고 있었던 건지 딱 맞게 물티슈 하나 더 건네주시고.

손이랑 입 닦을 때쯤 되니까 메뉴에 있던 다른 탄탄멘 설명하면서 다 맛있으니까 또 와서 먹어보라고. 이 근처 사냐길래 그건 아니고 지나다 들렀다 하니까 담에 또 지나가달라며ㅋㅋㅋㅋ

다른 손님들 다 먹고 나갈 때도 항상 감사합니다!! 이러는데 진짜 손님 기분 좋아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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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글의 추가글인데 아다치 저 식당 아주 근처는 아니지만 근처에 니시아라이다이지라는 절이 있어요.

축제같은거 할 때 가면 더 화려하고 멋질 것 같긴 하지만 요즘엔 사람이 없는 곳에 가는 것이 미덕이기도 하니.

 

어쨌든 오랜만에 절 가니 좋더라고요(불교는 아님).

 

옆에 있는건 야타이에서 팔고 있던 자두 사탕(빨강)과 살구 사탕(주황)인데 자두는 무슨... 거의 우메보시 같은 짠맛이었습니다.. 제가 두개 산 건 아니고 야타이 금방 닫는다고 하나 더 줄테니 골라보라길래 살구를 골랐는데 자두 하나만 샀으면 욕만 하다 끝날 뻔 했지요ㅎㅎ 접시같이 생긴 건 아이스크림 콘 같은 과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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