檸檬

세타가야 탐방 일지1 - [도쿄농대 食과 農 박물관, 세타가야 미술관 '무라이 마사나리 - 장난기 가득한 작업실'] 본문

2020 - ???? 社会人/인도쿄

세타가야 탐방 일지1 - [도쿄농대 食과 農 박물관, 세타가야 미술관 '무라이 마사나리 - 장난기 가득한 작업실']

Jonchann 2020. 3. 19. 21:37

기껏 도쿄에 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어디 놀러가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집에만 갇혀 있는 건 힘 빠지니까 교통수단을 덜 사용하면서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곳에 찾아 가고 있어요.

도쿄 남서쪽이 제 주 생활반경이라 이제부터 이쪽 동네 얘기가 많아질텐데, 이번에는 그 첫번째 포스팅으로 세타가야의 박물관, 미술관에 갔다 온 이야기를 해 볼게요!

 

 

 

 

 

東京農業大学 「食と農」 博物館

 

세타가야에는 사립 대학이 엄청 몰려있는데 도쿄농대(세타가야 캠퍼스)도 그 중 하나랍니다.

대학 입구 맞은 편 좀 떨어진 곳에 '食과 農 박물관'이 있는데 이름 대로 음식과 농업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전시한 박물관이에요.

 

東京農業大学 「食と農」 博物館(영어) https://www.nodai.ac.jp/campus/facilities/syokutonou/museum-eng/

 

입구에 서 있는 대형 닭
인간의 진화과정을 표현한 계단: 이 계단으로 올라가면 상설전시장에 갈 수 있음

 

슬쩍 안내문을 읽어 보니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연구한 내용을 전시해 놓는다는 것 같아요.

1층에는 기획전시실이 있는데 올해가 경자년이라 쥐를 전시해 놓았더라구요.

 

小さい隣人「マウスという名の鼠」展 → https://www.nodai.ac.jp/campus/facilities/syokutonou/exhibits/23932/

 

차마 모형이랑 이런건 사진 찍기 좀.. 그래서 우키요에만 찍어 왔어요.

아, 참 여긴 무료입장이에요!

 

 

모형 전시 중에는 대나무 속에 들어있는 쥐도 있었는데 도쿄농대에서 탄생시킨 母와 母 사이에서 태어난 쥐라나요.

그리고 12간지 마지막 동물 돼지에서 쥐로 넘어오는 건 둘 사이의 공통점이 있어서 라나 그런 얘기도 있었어요.

 

기획 전시실에서 나오면 농사에 쓰이는 트랙터도 볼 수 있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 농사기구 등에 관한 것을 전시한 상설 전시장이 나옵니다.

 

 

젤 앞 줄에 있는 꼬리가 긴 아이는 특별천연기념물이래요.

닭이 이렇게 여러 모습이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락커
나고야 닭: 얘가 나고야코-친이에요! 확실히 엄청 컸어요. 일본 3대 닭 중 하나인데 크고 부드러운 육질로 유명하거든요.

 

중간 중간 여러 닭에 대한 정보도 적혀 있는데 몇 가지 적어보자면,

1) 닭이 아침에 우는 순서는 서열 순이래요

2) 地鶏(지도리; 그 지역을 대표하는 닭)라는 것은 식용과 그렇지 않은 용(岩手地鶏(이와테), 会津地鶏(아이즈) 처럼 OO地鶏라 불리우는 것들)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식용일본농림규격(JAS)에 기재되어 있는 재래종에서 유래한 혈액백분률이 50%인 국산 브랜드만을 가리키는 것이라 하네요. 일본 전국에 총 58종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 3대 地鶏라 하면 제가 블로그에서 몇 번인가 언급했던 名古屋コーチン(나고야 코-친)과 比内地鶏(히나이), 薩摩地鶏(사츠마)가 유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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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켄세 시절 제 연구 테마는 「名古屋めしの地理的考察(나고야메시의 지리적 고찰)」 였는데 당연히 名古屋コーチン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봐야 했습니다.

그냥 오랜만에 名古屋コーチン얘기가 나오니 아는 거 적고 싶어서ㅋㅋㅋ 접은 글에다 적어 볼라구요.

연구 레포트에 적었던 고대로를 한국어로 대충 번역해서 설명할게요.


1. 名古屋コーチン의 정의

 

... 나고야 코친이란 정식 명칭이 名古屋種인 것을 가리키며 ... 근대 이전에는 유명하지 않았다. 나고야시에 의하면 

 

메이지 5년경 취미로 양계업을 하고 있던 나고야番士 카이베 마사히데가 재래종인 地鶏를 주로 취급하고 있었으나 경영난을 극복하고자 품종 개량을 시도했다. 우연히 12년경 支那(시나, 지금의 중국)에서 알을 많이 낳고 고기가 부드러운 九斤(쿠킨)이라는 품종이 도래해, 15년경 이 쿠킨 중 하나인 'バフコーチン(버프코친)'과 地鶏를 교배하는 것으로 건강하고 사육하기 쉬운 개량종을 탄생시킨 것이다.

라고 한다. 이 품종은 薄毛(우스게; 털이 적음)라고도 불리우며 우량종으로 취급되었고 ... 메이지유신 직후 '名古屋交趾(나고야 코친)'이라는 이름으로 京阪(케이한; 교토와 오사카) 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퍼졌다. ... 다이쇼 5년, 아이치가축협회는 해당 품종 중에서 털이 적은 것 만을 골라 개량을 진행해 다이쇼 8년에 이를 名古屋種라 규정하였다.

 

2. 名古屋コーチン의 탄생 경위

 

... (버프코친은) 처음 일본에 수입되었을 당시에는 코친이 아닌 'シャンハイ(상하이)'라는 이름이었다. 당시 シャンハイ는 버프색을 띄었으며 간혹 흰색을 띄는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상하이의 닭 애호가들은 버프색인 것들을 선호해 버프색 닭 만으로 교배했다. 이로 인해 원래는 상하이의 地鶏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シャンハイ라는 명칭으로 일본에 수입되었다.

  シャンハイ라 불리우고는 있었으나 정식 명칭은 九斤黄(jiǔ jīn huáng)이었다. 당시 일본에 채류중이던 유럽인이 ... 인도차이나 반도(현재의 베트남에 해당하는 부분)의 옛 이름인 Cochin China에서 딴 '코친'이 더 발음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품종명을 변경하였다.

  나고야 코친의 특징은 육질이 붉은색을 띄며 적당한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탄력이 뛰어나고 씹는 맛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 기르기 쉽기 때문에 식용 뿐만 아니라 애완용으로도 취급하고 있다. ...

  물론 공업화가 진행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나고야 코친 개발을 통해 아이치현의 양계업은 다이쇼 이후 전국 1위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역시 다시 읽어도 (저는) 재미있네요ㅋㅋㅋ

 

닭고기의 각 부위 명칭과 설명을 적어놓은 것도 있었어요!

이런건 야키토리 먹을 때 참 유용하죠!! 저는 먹는거 좋아하는 것 치고는 아직도 식재료 일본어 이름을 잘 모르거든요.

(전에 한창 네이버 지식인 일본어 번역 했던 적 있었는데 이런 일본어 메뉴 물어보는 것도 꽤 올라오더라구요. 지금이야 뭐 일본 자체를 안 가시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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モモ・ムネ(모모/무네): 다리살/가슴살

ネギマ(네기마): 다리살이나 가슴살 사이에 대파를 끼워 같이 구운 꼬치

アカ(아카): 다리살 안쪽에 아주 조금 있는 부위로 고기가 빨간 것이 특징, 부드럽고 고급짐

オビ(오비): 다리살 중에서도 뼈에 가장 가까운 부분 (닭다리..?), 수분량이 많아 쫀득쫀득함

スジ(스지): 힘줄

ボンジリ(봉지리): 꼬리뼈 살, 지방이 많고 씹는 맛이 있음

油ツボ(아부라츠보): 봉지리의 첫 부분, 봉지리보다 단단해서 씹는 맛이 더 있고 맛은 농후

羽子板(하고이타): 닭날개를 움직이는 근육, 지방이 거의 없어 단백함

ナンコツ(난코츠): 연골

ハラミ(하라미): 횡경막 중에서도 등 쪽에 가까운 고기, 부드러움

ハツ(하츠; 하트): 염통

ハツ元(하츠모토): 염통 위쪽에 있는 대동맥, 염통과는 전혀 다른 맛

丸ハツ(마루하츠): 염통의 내막을 뒤집어 그대로 구운 것, 염통보다 부드럽고 지방이 적당히 있음

レバー(레바-): 간

白レバー(시로레바-): 여름에 과도하게 먹이를 준 닭에게서만 구할 수 있음 (푸와그라같은 지방간인 것 같음..?)

砂肝(스나기모): 모래집, 똥집

銀皮(ギンピ)(긴삐): 모래집을 싸고 있는 얇은 껍데기로 ズリカベ(즈리카베)라고도 불림, 오독오독한 맛

エンガワ(엔가와): 똥집 벽만을 모아 구운 꼬치, 모래집보다 씹는 맛이 있고 오독오독함

ベラ(베라): 똥집 아래에 있는 관, 탄력있음

フンドシ(훈도시): 똥집 아래 달려 소화할 때 쓰는 곳, 소혀랑 비슷한 부드러움

ガツ(가츠): 똥집이랑 가깝고 오독오독함, 기름기도 적당함

ハシ(하시): 똥집의 가장 끝부분, 똥집의 가장 맛있는 맛을 모아놓은 맛 

背肝(세기모): 신장, 간이랑 비슷한 맛이지만 식감은 다름

小豆(아즈키): 비장, メギモ(메기모)라고도 불리며 살짝 부드러움

皮(카와): 껍데기

ハラ皮(하라카와): 계란을 따뜻하게 하는 부분의 껍데기, 기름기 가득하고 두꺼움

ペタ(페타): 봉지리와 등을 잇는 껍데기의 두꺼운 부분, 크리미

手羽(테바): 닭날개 

チョウチン(쵸-친): 계란 껍데기와 흰자가 만들어지기 전의 란관(卵管)과 란포(卵胞)를 빼내어 구운 것

ササミ(사사미): 가슴살 안쪽에 붙어있는 근육, 고급지고 지방이 적음

ツクネ(츠쿠네): 완자

セセリ(세세리): 목살

オタフク(오타후쿠): 횡선, 표면은 지방이라 녹는데 안쪽은 씹는 맛이 있음

フリソデ(후리소데): 어깨살

サエズリ(사에즈리): 기관, 식도, 탄력있는 식감

カンムリ(칸무리): 닭볏을 바삭하게 구운 것

ソリ(ソリレス)(소리(소리레스)): 골반 안쪽 근육, 독특한 탄력과 풍미가 있음

白子(시라코): 고환

 

↑ 해석하고 보니 왜 먹나 싶은 것들이 많네요..

근데 그런 것들은 실제로 야키토리집 가도 안팔아요.. (난 못 본 것 같음)

제가 일본 야키토리집에서 잘 먹는 건 모모(다리살), 네기마(파 끼운 것), 카와(닭껍데기), 츠쿠네(닭완자), 세세리(목살), 염통, 스나기모(모래집)인데 네기마 たれ(소금 말고 소스 같은거) 시켜서 야끼오니기리 시켜서 같이 먹으면 완전 꿀맛!

 

 

닭 전시장을 빠져나오면 이번엔 술병이 가득합니다.

 

 

술잔이랑 술병, 술에 관련된 우키요에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몇 술잔에 전범기가 그려져 있는 것 빼곤 좋았어요.

 

가장 오른쪽 사진은 텐구 모양을 한 술잔이래요. 코를 잡고 마시나봐요.

 

1층에 다시 내려오면 egg라는 카페가 보여요.

메뉴를 보니 맛있어 보여서 다음에 가 보려구요.

 

저 고기 흘러내리는 햄버거 먹고 싶음

 

 

 

 

세타가야 미술관 '村井正誠 あそびのアトリエ'

 

도쿄농대 박물관에서부터 用賀(요-가)역 방향으로 25분 정도 걸어가면 세타가야 미술관이 있습니다.

'村井正誠 あそびのアトリエ'전을 하고 있었는데 저는 제목 대로 '무라이 마사나리 - 장난기 가득한 작업실'이라 해석했어요.

영문으로는 'A Playful World of the Imagination: The Studio of Masanari Murai'이라고 하더라구요.

 

村井正誠 あそびのアトリエ https://www.setagayaartmuseum.or.jp/kr/exhibition/special/detail.php?id=sp00197&set_lang=true

 

일반 요금1,000엔이고 학생 요금800엔이었는데 저의 마지막 학생 신분을 활용하겠다고 ATM이 있는 10분 거리 슈퍼까지 갔다 왔다 했네요.. (캐쉬리스 대체 언제함..ㅎ)

 

 

무라이 마사나리라는 사람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꽤 나오는 걸 보니 유명한 사람인가 보더라구요.

추상화가인데 전시회는 항상 '사람'을 테마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작품 제목이 '사람' 아니면 '미상'인게 많았어요).

 

이 사람의 생전 작업실세타가야구에 있는데(무라이마사나리 기념 미술관) 작업실 그대로를 내부에 두고 미술관을 만들었다나봐요.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가 보려구요.

 

전시실 안에는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두 개 다 작품 이름이 '사람'
생전 작업하던 모습
왠지 우리집 어딘가에 이런 나무 인형 있었던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불상' 한국에서는 '미상'
전시실 안에는 소파가 꽤 많았는데 그 소파마다 무라이 마사나리와 그의 작품에 대한 해설이 적힌 책이 놓여져 있음

 

작품 제일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사람' 치고는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지 않아 작품들을 보는 내내 참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위에는 머리겠지, 아래 두 개는 발이겠지, 동그라미는 머리겠지그럼 안에 있는 건 내장..?

너무 틀에 박힌 생각밖에 못하겠더라구요 저는..ㅋㅋ

마지막에 가서 얻은 결론은 이 사람의 의도와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개개인 속에 있는 무언가의 형상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렇게 사람마다 보고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추상미술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 만물을 이렇게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하고 부러운 것 같아요.

(그가 보지 못하는 것을 내가 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제가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온통 검정으로 뒤덮힌 유화였어요.

설명을 읽어보니 무라이는 검은색을 선으로 쓰고 있었는데 어느 샌가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래서 점점 두껍게 그렸대요.

그랬더니 선이 면이 되어 버린거에요.

본인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지 못하게 된거에요.

그래서 이번엔 입체적으로 다른 검은 선을 쌓았어요.

검은 면 안에 검은 색으로 그림을 그려 강하게 만들 수 있었대요.

근데 검은색은 곰팡이가 참 쉽게 생기더래요.

그래서 관뒀대요.

ㅋㅋㅋㅋ 재밌지 않나요? 저는 이 설명을 읽고 참 그 그림이 마음에 들었어요.

 

근데 대체 지금까지 남아서 전시된 그 검은 그림들은 어떻게 곰팡이 슬지 않고 있을 수 있었던 걸까요..?

 

무라이展을 다 보고 나와 2층으로 가면 같은 티켓으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가 또 있어요.

상설전시였던 것 같아요.

 

상설전시 안내 → https://www.setagayaartmuseum.or.jp/kr/exhibition/collection/detail.php?id=col00105

 

여러 공예품, 기모노 등이 놓여져 있었고 따로 분리된 공간에 能面(노-멘; 노-라는 전통극에 쓰이는 가면)이 있었어요.

 

다시 내려오면 무라이 전시실에 들어가는 반대방향에 기념품점이 있습니다.

근데 전혀 상관없는 작품에 관한 굿즈랑 서양 과자들만 잔뜩이라 좀 실망했어요.

자석이라도 사고 싶었는데..

 

지하에는 식당도 있다나봐요.

 

박물관이 18:00까지 해서 노을 보면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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