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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불러온 Full 재택 생활 본문

2020 - ???? 社会人/인도쿄

코로나가 불러온 Full 재택 생활

Jonchann 2020. 5. 17. 02:38

오랜만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일본기업 취직 1.5개월차 신입사원입니다.

 

입사 첫 날부터 집에서 영상통화로 첫 출근 했었더랬지요.

지금도 딱히 바뀐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더 못나가고 있다는 것을 빼면요.

장은 Amazon Fresh로 더 맛있는거 사서 먹고 있으니(특히 고기가 가성비 대박) 별 문제는 없네요.

 

4월엔 다행히? 일본정부가 코로나로부터 일본열도는 안전하다고 믿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시청도 가고 교통수단은 타지 않아도 걸어서 산책도 하고 사람 없는 시간대에 미술관도 가고 했는데 긴급사태선언도 그렇고 재택근무의무화(회사별로 다름)도 그렇고 自粛(자가격리)하라 하기도 하고 전혀 뭐 분위기는 살벌한데 이 나라는 전염병을 해결할 의지가 없어보여서 나가는 것을 알아서 멈췄습니다.

 

도저히 못참겠다 나가고 싶다 생각이 될 때에는 새벽에 편의점 한 번 갔다가 사람 하나 없는 마을 돌아다니다 옵니다.

 

일본에서 최소한 IT기업은 재택근무 의무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른 기업은 이 시국에도 출근을 강제하고 있어서 대단히 욕은 먹지만 별 해결은 되고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코로나가 수속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 거겠지요)

전체적으로 취준이 문제 없이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원래 같았으면 지금이 딱 취준하러 돌아다녀야 하는 시기) 나라 사는 한국인 H씨는 이 시국에 도쿄에 있는 대기업에도 취직을 하는 것 보니 이쪽 업계는 전혀까진 아니겠지만서도 별 지장은 없나봐요.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전혀 나돌아다닐 일도 없고 이 시국에 일본에 유학이나 취준으로 오시려는 분도 없는 것 같아 쓸 것도 없었는데 일본기업의 Full 재택근무 생활에 대해 적어보려구요.

 

 

재택근무에 대한 기업의 생각 변화

 

트위터페이스북 등의 유명한 외국계 IT대기업이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재택근무 의무화를 하기로 했잖아요?

트위터 "원하는 직원은 영구히 재택근무하도록 할 것" - 연합뉴스 → https://www.yna.co.kr/view/AKR20200513007600091

 

저희 회사에서도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최대한 재택근무 하는 것을 고려하라는 경연진들의 얘기가 나왔어요.

이미 재택근무 n개월이 지나고 있는 현재, 업무를 진행하는데 의외로 지장이 없으며 사원들은 이미 다들 집 안에 오피스 환경을 갖추기도 했잖아요. 이참에 최고의 재택근무 환경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생각해가자고 하더라구요.

 

저희 팀장님은 이참에 어떤 툴이 연락수단으로 최적인지 검증해야한다Tandem, Google Meet, Zoom여러가지 시험해보자고 했습니다.

 

 

사실 저희 회사는 코로나 초기(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재택근무 반년~1년 할 거 생각하고 오피스 환경 구축하라고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책상 없던 사람들은 책상도 사고 데스크체어도 구입하고 모니터도 구입하고 데스크탑 혹은 노트북도 구입하고 전기는 많이 쓰게 됐지요. 이에 대해서 경영진에게 어느 정도 지원금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대요.

 

근데 회사 입장에서는 그거 돈을 전액 지원한다고 하면 나중에 기기를 반납할거냐 책상을 회사에 기부할거냐 아니지 않느냐면서 거부했었습니다. 평생 재택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초기비용은 사실 별 손해가 아니라면서요.

 

 

그런데 예상 외로 코로나 사태 터지고서부터 We Work같은 사무실도 계약 해제하고 본사 오피스 관리비도 덜 들고 사원들 교통비 지원도 하지 않게 된 것이(일본은 교통비 기본적으로 지급함) 굉장한 경비 절약으로 이어졌나봅니다.

왠일로 돈이 남는다3개월에 걸쳐 한 사람당 3만엔(육아수당 등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더 받음)씩 지급한다고 저번주에 발표했습니다ㅋㅋㅋ 저야 아주 땡큐죠! 책상 원래 사려고 산거였으니까.

 

게다가 저는 대기업도 아니라 걔네들보다 수당 나오는게 별로 없거든요.

(일본 정부에서 준다는 특별수당; 10만엔 은 온라인 신청하려면 여간 귀찮은 것도 아니고 시스템도 별 그지같이 만들어놔서 우편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차피 저희 회사 경영진들은 외국에서 사업 벌리고 있는거 관리하러 미국에 많이들 나가있기도 하고 저희 팀장 같은 경우에는 왕복 2시간 걸리던 것 없어져서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며ㅋㅋㅋ

도쿄에 집 안사길 잘 했다너네 후회되지? 이러면서ㅋㅋㅋ

 

 

Full 재택근무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연락 툴1: Slack

 

원래 일본에서는 조직내 메신저로 Slack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어요.

Slack → https://slack.com/

저는 대학원 때부터 Slack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폐쇄적인 오픈게시판이라 해야되나?

메신저만으로 사용하기보다도 특정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는 Slack환경을 만들어 모임별로 채널을 나눠 질문이나 공지 잡담, 관련연구 소개 등 오만가지를 다 Slack에서 공개적으로 얘기를 꺼내서 다 같이 공유하는 형식입니다.

 

채널을 나눠서 그 테마에 맞는 얘기는 그 곳에서만 하는 식으로.

물론 DM도 가능합니다.

채널별로 알림 안받게도 가능하구요.

 

 

저희 회사에는 부서 별로 필요에 따라 채널을 만들어서, 이야기하는 주제에 따라 채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얘기를 합니다.

부활동 채널도 있구요.

 

저희 팀은 엔지니어팀 전체가 들어가 있는 채널에러 통지가 오는 채널, 마케팅팀의 의뢰를 받는 채널 등에 join해 놓고 일을 합니다.

프로젝트 새로 진행하면 그에 관련된 사람 모아서 임시 채널 팠다가 끝나면 흩어지기도 하구요.

 

 

특히 저희 부서는 재택근무라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걱정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다른 팀 사원들이 조언을 구하러 오기도 하더라구요.

 

그 중 하나가 바로, Working Out Loud.

 

출처: workingoutloud.com

WORKING OUT LOUD → https://workingoutloud.com/about-1

 

출근하자마자(저희 회사는 출퇴근시간이 정해져있지 않거든요) Slack에다가 '안녕하세요! 출근했습니다', '집에서 작업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 작업 시작합니다' 등 보고를 합니다.

 

퇴근할 때도 마찬가지구요.

그러면 저를 아는 사람들(회사에 실제로 나갔으면 인사를 주고 받았을 사람들)좋은아침입니다 혹은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이모티콘을 눌러줍니다ㅋㅋㅋ

 

Slack은 이모티콘도 마음대로 만들 수 있어서 온갖 상황에 대처 가능하거든요.

 

출처: https://shanaiho.smarthr.co.jp/n/nbc9fd55333bd

 

작업할 때에는 'aa에러를 고쳐나가는 스레드' 등 딱히 반응을 하지 않아도 되는 본인만을 위한 이야기를 적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거나 그 일의 책임자가 슥 일하는 상황을 읽어보고 방향을 고쳐주거나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질문이 있을 때에는 질문 대상자를 @로 태그해서 공개적으로 물어봅니다.

그러면 태그당한 사람 외에도 답을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알려주거나 설명을 보충해주거나 대신 불러주거나 합니다.

처음엔 이게 어색하고 민망했는데 지금은 뭐 전혀 개의치 않고 하고 있답니다.

 

저희 팀장도 그렇고 인사팀장도 그렇고 "지금 그 시기는 모르는 것이 많을 수 밖에 없고 당연히 질문도 엄청 많을 수 밖에 없으니 개의치마라 무조건 질문해라 아무도 쟤 왜저래 왜 저런 것도 몰라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 사람이면 뽑지도 않았다" 라고 엄청 강조하셨기도 했구요.

 

대기업이면 사수 붙여줬을지도 모르지만 저희 회사는 벤처라 해야되나 그래서 사수는 없고 본인이 직접 가서 물어봐야 합니다.

물론 물어보면 전혀 불편해하지 않고 가르쳐주는 문화이구요.

 

더보기

어떤 일이 있었냐하면, cron의 표기에 관해서 모르겠는 것이 있었는데(cron이라는 것에 완전히 무지한 상태였음) 해당 파일을 읽어보라고 한 선배에게 '이건 어떻게 읽는건가요?'라는 질문을 남긴 적이 있었어요.

 

참고로, 아래와 같은 대화는 답글로 가려져 있어서 딱히 모두가 읽게끔 나온다거나 하지도 않고 화면을 차지하지도 않습니다!

 

cron이란 → https://ko.wikipedia.org/wiki/Cron

: @선배 [cloud watch */5 * * * *]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선배: (cron이 적힌 파일 중 내가 봐야할 것은 하나 밖에 없었는데 그걸 이 선배가 콕 집어서 몇 시간 전에 알려줬었음) 어디에 그런게 적혀있는데요...

: 물론 저번에 알려주셨던 그 파일이죠

선배: 5분에 한번씩이라는 뜻이잖아요...

: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팀장님: 대화하는게 너무 형편없어서 좀 끼어들겠습니다. 최상(나)이 질문을 한 의도는 저 형식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니 어디에 그런게 적혀있느냐는 질문은 할 필요도 없고 '5분에 한번씩이라는 뜻이잖아요...'라고 대답하는 그 태도는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장님: cron 설정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분, 시, 일, 월, 요일을 띄어쓰기로 구분해 표현합니다. ...(설명 중략)

선배: 죄송합니다. 저의 대응이 나빴습니다. 제 코드 버그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상이 적어주신 것 만으로는 cron이라는 것을 모르겠어서...

팀장님: ?! 당연히 cron이죠ㅋㅋ 그럼 퀴즈를 하나 내 볼까요? (여기서부터 갑자기 다른 팀 사원들 참전ㅋㅋㅋ)

선배: (팀장님 같은 자세한 설명은 제겐 불가능해요...) ㅎ

팀장님: (링크 첨부하고) 저정도 설명을 못하겠다면 최소한 참고할 수 있는 링크를 알려준다던가 할 수는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진짜로 이 정도 설명을 못하겠다는 건 본인의 지식이 그 정도 밖에 안된다는 증명일 뿐이구요.

 

이 뒤로 갑자기 cron을 자주 사용하는(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팀 엔지니어들이 엄청 깊게 들어가서 토론이 펼쳐져 저는 예상 외로 엄청 많은 지식도 얻고 제대로 된 설명도 듣고 아주 좋았습니다ㅋㅋㅋ

 

쓰다보니 생각나서 하나 더 접어놓겠습니다.

 

더보기

저희는 AWS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는데 로컬환경에서 검증할 때 개발용 계정으로 접속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일단 access_key와 secret_access_key를 발급받고 팀장님께 질문을 남겼습니다.

 

: @팀장님 이러저러해서 발급을 알아서 받았는데 문제 없었을까요?

팀장님: 문제 있네요. 개발용 계정 access_key는 원래라면 사용하지 않으면서 운용하고 싶거든요. 즉, 개발용 계정에는 user를 추가하지 않아도 되는 형식으로.

: 저 외의 모든 분들은 발급 받아서 사용 하시잖아요...

팀장님: @권한관리자 이 문제에 관해서 무슨 좋은 방안 없을까요?

권한관리자: 이러저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요?

팀장님: 아니 그거 말고 이러저러해서 그렇겐 못할텐데요.

권한관리자: 그건 이런식으로 해결 가능해요.

# Slack의 좋은점이 여기서 나타납니다! 코드 스닙펫도 맘껏 첨부해서 공유할 수 있거든요!

import boto3
from boto3.session import Session

profile = '[your_development_account_profile_name]'
session = Session(profile_name = profile)

s3 = session.resource('ssm')

팀장님: ?! 앗?! 그렇다면 지금 발급받아 놓은 key pair도 다 폐기해버릴 수 있다는거네요?

권한관리자: 그런 셈이죠.

: 와! 감사합니다!

팀장님: 이건 팀 전체에 공유하고 싶네요! (여기서부터 다른 사원들 태그해서 교육ㅋㅋㅋ)

: 저는 지금 막 폐기했습니다. (팀장님, 권한관리자: :사스가!: 이모티콘)

 

저의 극히 평범한 질문 하나로 저희 팀이 전부터 해결하고 싶던 것이 해결되었답니다ㅋㅋㅋ

게다가 다른 프로젝트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어서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되게 되었구요.

 

다른 팀은 Slack에서 말도 별로 안하고 신입사원들은 갑자기 보고를 해도 될까? 여기서 공개적으로 얘기해도 될까? 하는 것이 걱정되어 피드백을 어떻게 달라고 해야 다른 분들을 방해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팀 다른 동기가 Working Out Loud를 하는 것이 좋다고 공유도 하고 그랬습니다.

 

 

솔직히 저는 팀운이 좋아서 재택근무하는데 불편함을 전혀 느끼고 있지 않지만(오히려 출근 15분 전까지 잘 수 있다는게 행복) 이런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팀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갔으면 정말 막막했을 것 같아요.

 

 

Full 재택근무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연락 툴2: 영상통화

 

제가 입사하고 바로는 인원 수가 많은 회의는 무조건 Zoom을 이용하고 팀별(소수) 회의는 Google Hangouts(지금의 Google Meet)로 진행했었습니다.

 

그러다 도중 Zoom이 보안이 별로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와30명 까지는 Google Meet를 이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또 동시에 팀 회의를 Tandem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다른 팀에서 나와서 다들 Tandem으로 옮겼는데 VPN사용만으로도 인터넷이 엄청 느려지는데 워낙 Tandem이 불안정해서 쓰다 말았습니다.

 

 

각각의 사용 후 감상을 적어보자면.

  • Google Meet:
    • 요즘에는 Zoom처럼 레이아웃을 고를 수 있게 됨
    • 네트워크가 사용에 지장 없을 정도로는 안정적임
    • 30명 정도가 한계
    • 1주일에 한 번 부서 사람들끼리 점심 먹는거 하기에도 좋음
  • Tandem
    • 부서별로 방을 만들어 진짜 회의실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것 처럼 들락날락 하기에 좋음
    • 화면공유하다가 검정화면되는 경우가 허다함
    • 갑자기 unstable되면서 강제퇴장 되는 일이 많음
    • 말이 많이 끊김
    • 누가 어떤 툴을 사용중인지 보임(딴 짓하면 알 수 있음)
    • 어느 방에 누가 있는지 알 수 있음
  • Zoom
    • 배경을 맘대로 설정할 수 있음
    •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음(제 친구네는 600명이 들어가서 연수를 받는다나..)
    • 보안이 별로라 함
    • 화질이 좋지 못함
    • 다른 화면으로 넘겨도 말하고 있는 사람 얼굴은 계속 따라옴
    • 무음을 하지 않으면 말하고 있는 사람이 내 스피커로 나와서 마이크에 들어가서 다시 그 사람 스피커로 나오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은 이어폰을 하고 무음을 풀든지 무음을 하고 스피커를 켜 두든지 해야 하는데 이어폰으로 듣고 있으면 소리가 겁나 작음

이 정도겠네요.

 

요즘엔 Tandem을 대신할 툴을 다른 팀이 사용해보고 있다고 일주일 이상 사용해보고 괜찮으면 저희 팀도 그 툴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일단 저희 팀장 목표가 코로나 사태로 자가격리하고 있는 중에 최적의 연락 툴을 찾아내는거라..ㅋㅋㅋㅋ

 

 

회식

 

신입사원 환영회부터 온갖 회식은 다 영상통화로 하는데 인원이 늘어날수록 빨리 나가고 싶어지더라구요.

 

말하는 사람 얼굴은 보이는데 말 안하면 계속 얼굴 안보이니 누가 있는건지도 파악이 안되고.

그러다보면 원래 친분 있었던 사원들끼리 그 중에서도 계속 말하던 사람들끼리만 수다를 떨게 되어서 결국 저는 관객이 되어 버리는..

 

5월 말에 신입사원(중에서도 경력직이 아닌 사원)들끼리 Zoom으로 회식한다고 저희 팀장님은 그거 재밌겠네! 최상 잘됐다! 하는데 대체 어디가 잘된건지ㅎ

 

 

진척상황 공유

 

위에서 Slack으로 공유한다고 했는데 저는 안하거든요. 다른 사람들도 하다말다 하구요.

 

대신 정기적으로 체크포인트라는 것을 넣어서 보고를 빈번히 합니다.

사실 다 같이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었으면 (저희 회사는 파티션이 없기도 하고) 누가 뭐 하는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바로 알았을텐데 그러질 못해서 강제성을 띄어서라도 영상으로 모여서 보고를 합니다.

 

 

아침 10시 아침회의는 원래대로인데 체크포인트와 내용이 겹치니 같이 해서 전날에 어디까지 실현했는지 확인합니다.

 

오후 2시에는 팀장(저희팀 장이시니까 팀장님이라고 적었지만 사실은 VPoE(본부장) 입니다ㅋㅋ 저희 회사는 직책으로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르기 때문에 잘못 부를 일은 없으니 여기에 뭐라 적든...ㅎㅎ) 빠지고(다른 프로젝트로 바빠서) CTO(최고기술책임자; 더 바쁘실 것 같은 분이..)가 대신 참가해서 저희의 진척상황을 확인하는데 오전에 어디까지 가능했고 전날 세운 목표만큼 할 수 있었는지 못했다면 왜 못했는지 상세하게 보고를 합니다.

 

저녁 6시 반에 마지막 체크포인트가 있어서 이 때에도 팀장 대신 CTO가 와서 목표만큼 실현할 수 있었는지 확인하고 다음날 오후 2시 체크포인트까지의 목표설정을 도와줍니다.

 

 

말만 들으면 귀찮을 것 같고 그렇지만 사실 엄청 효과는 좋아요.

하루 종일 할 일을 뭉뚱그려 목표를 잡는 것 보다 분할하는 것이 동기부여도 되고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안일하게 생각해서 목표를 잡으면 CTO가 '거기까지 못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해주니까 더 방향 잡기도 쉽구요.

만약 목표로 한 일을 못하면 왜 못했는지 말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 집중해서 반드시 끝내야한다!! 라는 태도로 임하게 되더라구요(초조해져서 점심 빼먹는건 함정ㅎ).

 

 

야근 상황 파악

 

오피스에서 같이 있었으면 누가 몇 시에 퇴근하는지 알 수 있으니 팀장님 입장에서도 야근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지 파악하기 쉬웠는데 재택근무라 다들 언제 퇴근하는지 모르잖아요.

 

물론 위에서 '퇴근하겠습니다!'한다고는 하지만 다들 퇴근하겠다 해놓고 퇴근 안하고 일하고 그러거든요(퇴근사기라 부릅니다ㅋㅋㅋ)ㅋㅋㅋ

아니면 퇴근한 다음에 몇 시간 쉬었다가 밤에 다시 시작한다던지.

 

 

출퇴근 도장 찍듯이 기록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그걸 정기적으로 팀장님이 확인을 해야 하게 됐어요.

그러고서 그 다음 주 아침회의에서 저와 제 동기에게(저희 팀은 이 둘만 신입입니다) 너네 야근 너무 많이 하는데 괜찮아요? 길게 봐요 막 달리다 지치지 말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어쩝니까 제 일이 느린걸.

 

 

그리고.. 상상도 못했었는데 재택근무해서 노트북만 다르고 앉아있는 자리는 제 방 제 책상 제 의자니까 갑자기 아! 그거! 하는 순간 노트북 열어서 하게되고 그러더라구요..ㅎ

 

출퇴근의 경계가 참 모호해서리.

 

 

집에서 집으로 출근해서 집에서 집으로 퇴근하는 기분

 

처음엔 집이니까 대충 편한 옷 입고 일했는데 그러다보니 퇴근을 해도 같은 자리에 앉아있는거라 영 싫더라구요.

팀장한테 어떻게 좋은 방법없으시냐 물으니 책상에 특정 물건을 놓으면 출근한거고 치우면 퇴근한거라고 생각하면 어때요? 하길래.

 

그건 별 소용 없을 것 같아서(책상이 워낙 정리가 안 되어있는 타입이라) 일부러 밖에 나갈 때 입는 불편한 옷 입고 집에서 일합니다.

그러면 퇴근합니다! 라고 보고하자마자 옷을 갈아입는 순간 퇴근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기분이 좋아져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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