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檸檬
문과생이 정보영역 대학원에 들어왔을 때 깨닫는 것들 + 새로 발견한 식당/슈퍼 본문
일단 맨 먼저 말해 둘 것은 (적어도 나는 절대) 이걸 들어오기 전에는 깨달을 수 없었을 것이니 '거봐 그러니 공부 더 하고 가랬잖아' 라는 카카오톡 잔소리는 하지말아주세요 제 가족분들..
[일본어 못하는데 일본 대학원 갈 수 있을까요]
제가 있는 대학원은 다른 글에서도 적었지만 정보영역, 바이오영역, 물질창성영역으로 나뉘어져(학과는 통합해서 첨단기술 뭐시기가 되었으나) 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곳은 정보영역이고(굳이 적지 않아도 이번 입학자 중 한국인은 제가 유일하기 때문에 내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저는 일어일문과 출신입니다. 쉽게 말해 비전공자이지요.
그래도 일문과 출신인 만큼 일본에서 일본어를 못해서 곤란해지거나 수업이 이해가 안가거나 교수님들과 의사소통이 안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어요. 정보쪽은 이해안가는 것 투성이라 참 난감하지만..
일본 대학원에 일본어 못하는데 갈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꽤 받았는데 게시물로 제대로 답을 해드리자면: 올 수 있습니다.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만약 영어밖에 못한다고 오지 말래요 하는 곳은 교수가 영어를 못해서 그런겁니다.
대신 일본어가 될 때의 메리트와 일본어가 안될 때의 데메리트를 말씀드리자면(적어도 NAIST는 이래요).
- 수업은 대부분 일본어로 진행됩니다. 영어 수업도 있기야 하지만 '일본어는 문제가 없지만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과 '일본어는 전혀 안되는데 영어는 잘 하는 사람'은 들을 수 있는 강의 수가 확연히 차이가 나요. 어차피 영어로 앞에서 떠드는 교수님들도 일본인입니다. 수업에 참석하는 학생의 대부분도 일본인입니다. 보충설명을 일본어로 하거나 하면 일본어 불가능자들은 그 순간 피피티 쳐다보기만 하는거에요. 그리고 쟁글리시가 진짜 심해서 영어 수업만 듣는 분들은 이건 각오를 하셔야..(물론 영어 잘하시는 분들은 어떤 발음이라도 다 잘 알아들으시겠지만 가타카나 표기 발음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헷갈릴 수도 있어요)
- 만약 저 같은 비전공자라면 기초 강의도 듣고 싶으실텐데 거의 일본어에요. 일본어가 안되서 기초강의를 못 듣고 독학해야 하는 상황은 참 힘드실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어강의라 하더라도 PPT 참고하거나 들리는 영어 적어가면서 필기하거나 하면 어떻게든 알아들을 수는 있는데 영어밖에 못하면 일본어 강의는 아예 못 따라가기도 하구요.
- 영어만 되시는 분들은 가끔가다 교수님과 의사소통이 안돼서 질의응답이 무한루프에 빠지는 경우가 있더라구요(단, 이건 비단 영어 문제가 아니라 문맥 이해력 문제일 수도 있음).
그러니 만약 합격하신다면 전공 공부도 공부지만 일본어는 꼭 병행하시길.
[합격했어요. 비전공자라 기초공부를 해야하긴 하는데 뭘 해야할까요]
물론 분야마다 해야하는 공부는 다르고 연구실마다도 필요로 하는 스킬은 다르지만 제가 여기 와서 깨달은 것을 몇 가지 적어보려구요. 바이오나 물질 쪽은 (아마) 전혀 해당 안되는 얘기입니다.
- 프로그래밍 열심히 하세요. 어느정도로 하면 되냐하면 プロコン(프로콘; 프로그래밍 콘테스트) 문제를 풀거나 다른 사람 답을 보고 이해는 할 수 있을 만큼은 해 오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프로그래밍 공부만 하다가 시간 가요. 그리고 프로콘으로 공부하면 엔지니어 부문 인턴쉽 신청하기도 쉬워지구요(정확히 말하자면 신청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엔트리시트에 적을 수 있는 것이 달라짐).
- 논문 열심히 읽어오세요. 제일 좋은 것은 확실하게 연구 주제를 정해서 파고드는 거지만 교수님이랑 상담하면서 바뀔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야 review 논문 많이 읽으시면서 전체적인 연구동향을 파악하고 오세요. 일본 논문이라면 cinii, 영어 논문이라면 google scholar나 IEEE, 본인 분야 관련 학회 사이트 등에서 찾으시면 끝도 없이 나올거에요. 저는 얼마 전에 교수님께서 2016년에 나온 논문을 읽어오라 하셔서 읽다가 너무 모르겠어서 박사과정 선배한테 물으니 뭐 그런 옛날 걸 읽고있느냐며 이해안간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더군요. 그러니 최대한 2017-2018(2018년 현재 시점 기준) 논문을 집중적으로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만약 딥러닝이나 인공지능에 관련된 분야로 가신다면 기본 개념과 정의 정도는 다 숙지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예를 들면, LSTM, CNN, RNN, 혼합모델, 활성함수, 퍼셉트론, NN, 로지스틱 회귀, 엠베딩, SGD, SVM, KNN, 어텐션 매커니즘 등). 만약 다 이해하고도 시간이 남으셨다면 프로그래밍으로 구현(앞서 예를 든 것 말고도 전처리, 데이터 처리 등에 관한 연습도 많이) 해보세요. 이게 되는 수준이면 연구가 술술 진행되실거에요(지금의 저보다 훨씬..ㅎ).
- 물론 딥러닝이나 인공지능 아니더라도 엔트로피, 형식언어, 계산량, 알고리즘 등과 같은 전공자들은 대학교 1학년 때 이미 다 배우고 온 지식도 알고 오시면 좋아요. 특히 학점 따기에 좋아요.
- 확률, 미적분, 선형대수 등도 공부하고 오는 것이 당연한데 특히 기계학습에 쓰이는 공식 정도는 한 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오시면 학점 따기에 더할 나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예를 들어, 시그모이드, 소프트맥스, ReLU 등).
- 나이스트 한정인 얘기일 수 있는데: 나이스트 정보영역 학생들은 맥북에어(졸업과 동시에 반납)를 받기 때문에 Windows 경험밖에 없으신 분들은 맥북 코맨드 다루는 법을 숙지하고 오세요.
+
얼마 전에가 아니라 꽤 전에 키타이코마역 바로 앞에 OKUWA라는 슈퍼가 있는 걸 알게됐는데 여기가 꽤 커요. 그리고 이온보다 더 많은 것을 팔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이온은 배달해주고(5000엔 이상이면 배송비 무료 아니면 340엔) 여기는 안해준다는 것. 마늘이 별로 맵지도 않은 것 같은데 커다랗고 비싸다는 것. 그 외에는 고기 종류도 많고 싸다는 장점이 있네요. 다이소, 드럭스토어도 같이 있고 미용실도 있는데 여기가 이 주변에서 가장 싸요.
<사진 출처: okuwa.net>
두 번째로 가장 최근에 알게 된 곳은 映像倉庫(영상창고)라는 프렌차이즈 DVD대여점인데 여기가 포장된 식료품..? 을 엄청 싸게 많이 팔아요! 일상용품도 꽤 파는데 어떤 건 백엔샵보다도 싸게 팔고 일단 24시까지 영업하면서 학교 바로 앞이라는 점이 가장 맘에 듭니다!
<사진 출처: 영상창고 라인 계정>
세 번째로 키타이코마역 가는 길에 키타이코마역을 뒤로 하고 걸어 올라가면 クスリのアオキ(쿠스리노아오키; 드럭스토어)가 나오는데 여기가 쌀이랑 달걀이랑 식빵이 가장 저렴해요. 대체 약국에서 쌀을 왜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진 출처: yahoo.co.jp>
마지막으로 체인점이긴 해도 베이커리 레스토랑 산마르크라는 식당을 가 봤어요. 키타이코마역 근처에 있는 곳인데(바로 앞이라 못 찾을 수 없음) 분위기도 괜찮고 요리하나 시켜서 빵 무제한 시키면 막 구워 나온 진짜 맛있는 빵을 무제한으로 드실 수 있답니다!
<사진 출처: 4travel.jp>
가보진 않았지만 있다는걸 알게된 가게는: 키타이코마역 좀 지나쳐서 있는 ワンカルビ(완카루비; 쥬쥬카루비보다 맛있는 야키니쿠 무제한 가게)와 이온 좀 지나쳐서 있는 じゅうじゅうカルビ(쥬-쥬-카루비; 마찬가지로 야키니꾸 무제한. 일본인들은 여기 맛 없다고 하는데 한국 고기 무제한 뷔페에 비하면 퀄리티 높음). 다음에 여유있고 옷에 냄새 배도 괜찮을 때 가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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