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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현에 진도 5弱 지진나서 휴강 + 에어콘 설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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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현에 진도 5弱 지진나서 휴강 + 에어콘 설치

Jonchann 2018. 6. 18. 19:37

오늘 아침부터 기숙사가 흔들려서 잠에서 깼어요.

서울에서 지진 같은거 느껴본 적 없는데(있어도 같은 집에 있는 사람끼리 흔들렸다 안흔들렸다 하는 수준) 진짜 무슨 진동 안마기 위에 누워있는 줄 알았습니다. 선반은 달그락달그락 흔들리고 그냥 집이 흔들리고.

빨리 나가야 한다 생각하면서도 잠옷 차림으로 나가기 싫다고 티셔츠에 반바지로 제대로 갈아입고 나갈 정신은 있었네요ㅋㅋㅋ 사실 이러면 안되는 거겠지만..

 

저는 그래도 3층이라 5층보단 덜 했나봐요. 2동 5층에 사는 친구는 지진 때문에 침대에서 떨어졌대요.

 

그래도 나라현은 제목에도 썼듯이 5약이라 다른 곳 보단 약했어요.

오사카가 진원지라서 6강이었다는데 물건 다 쏟아지고 떨어지고 난리였다네요.

친구의 친구 집은 전자레인지 날라가고 냉장고 다 쏟아져서 온 집안이 참기름 냄새난다고 화냈대요.

 

학교 측에서도 바로 메일 보내고 라인에도 바로 나라현 진도 몇! 해가지고 알림 뜨고 진짜 빠르긴 하더라구요.

정부 기자회견도 말도 안되게 빠르고.

 

NAIST에서는(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나고야 대학에서 닛켄세 할 때는 이런거 안시켰음) 안전 확인 메일을 보내는 사이트에 입학하자마자 등록하라고 했어요.

학교에서 받은 아이디와 비번을 치면 되는건데 언제 쓰겠어 했다가 오늘 썼네요.

대단한 걸 하는건 아니고 집 안이 엉망이 되었느냐, 너는 부상을 입었느냐 이런 간단한 조사였어요.

 

오후엔 교수님한테도 메일이 와서 학교 안 온 사람들은 비서한테 메일로 무사한지 보고하라고 하더라구요.

학교는 와 있지만(도서관-식당) 연구실이 7층이라 다시 흔들리면 무서울 것 같아서 안 올라갔(엘레베이터도 멈췄고)어요. 그래서 비서분한테 학교는 와 있지만(기숙사에 박혀있지 않다는 의미로) 연구실에 가지 않아 혹시 걱정하실까봐 메일 보냅니다. 하고 보내니 다행이라고 메일 왔습니다.

정말 모든 대응이 빠르네요. 놀라워요.

 

기숙사가 3층이었는데도 엄청 흔들려서 겁나서 뛰쳐 나갔는데 제 옆옆집 대만 여자애만 나와있고 심지어 제가 뛰쳐 나가는 상황에 마주친 청소 아줌마는 '좋은 아침이에요 ^^' 이러고.

다른 세상에 사나 했습니다. 내 발 밑과 저 분 발 밑은 다른가.

 

더이상 흔들리지 않길래 기숙사에 다시 돌아가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받으니까 몇 주 전에 주문한 에어콘을 오늘 아침에 설치하겠다고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거에요ㅋㅋㅋㅋㅋㅋ

아니 지금 지진 났는데 에어콘을..

그거야 뭐 빨리 달 수록 좋긴 하지만서도.

 

+ 삼천포 +

제가 에어콘을 고르면서 히타치랑 파나소닉이랑 후지츠랑 되게 싸긴 했는데 전범이다 우익단체 지원한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 너무 찝찝해서 코로나 라는 브랜드 제품을 샀어요.

빅카메라에서 설치+보증5년+에어콘 해서 5만 9천엔 정도 들었습니다.

더 싼 곳도 있긴 했는데 설치를 안해줘서 따로 설치기사 찾아야 한다 하더라구요.

 

아마존에서도 많이 팔긴 하는데(설치도 해주는데) 보증은 +되지 않거나 브랜드가 찝찝하거나.. 이게 다 있으면 거의 70만원 정도 하길래 빅카메라에서 샀습니다. 이 정도 돈 쓰고 받은 포인트는 2740 정도. 좀 째째ㅎㅏㄴ...

 

어쨌든 이거 설치하러 와 주신 분들이 진원지에서 오셨다곸ㅋㅋ

자기 집은 완전 엉망진창이라고 무슨 오늘 아침 뭐 먹었는데 하는 레벨로 말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여기도 흔들렸냐곸ㅋㅋㅋ 아니 이렇게 가까운데 그럼 안 흔들렸겠나요..

+ 삼천포 +

 

 

 

 

에어콘 기사 오는 동안 오전 수업 다 휴강한다는 메일 날라오고.

10시 지나서도 전철 운행이 개시되지 않으면 오후수업도 휴강이라고.

근데 10시 지나서도 진짜 운행 안해서 휴강 했습니다.

외부 강사 초청하는 강연도 다 취소되고 했는데 직원 건강검진은 그대로 진행하더라구요ㅋㅋㅋㅋ

너네들은 다 차타잖아 뭐 이런건가.

아침부터 직원들이 학교에서 애들 데리고 뛰고 있었다고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건강검진 좀 연기한다고 뭔 일 안 날텐데.

 

초등학교도 다 휴강인데 제 친구가 알바하는 학원은 그대로 한다고 학교는 수업 안해도 알바는 하러가고ㅋㅋㅋㅋ 이게 뭐냐고 왜 알바가야되냐고 미친거아니냐고 화내고.

 

근데 점심 때 동기 만나서 왜 니네들은 피난 안나가냐 하니까 그런거 나가는거냐곸ㅋㅋㅋ

아니... 안그랬다가 건물에 짜부되서 죽음 어쩔거냐 하니까 건물이 흔들리는데 나가는게 더 무서운거 아니냐곸ㅋㅋㅋ 아닠ㅋㅋ 그건 짜부는 안되니까.. 하니까 그럼 어디로 피난가냐고 하길래 그냥 내 위로 콘크리트가 떨어지지 않을만 한 곳? 하니까 아.. 이러고.

 

이번 지진이 심해서 나고야까지 진도 3으로 흔들렸다네요.

오사카에서 이렇게 흔들린건 1923년 이후라고.

이제 비상 물품 사 놓긴 해야겠어요. 물 이런거.

근데 중요한 건 방이 너무 작아서 놓을 자리가 없음. 어찌함.

 

어쨌든 [지진 첫 경험 + 무사 + 에어콘 설치해서 벽이 깨끗해서 기분 좋음 => 새 게시물] 이라는 의식의 흐름으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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